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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시감상] 최병규의 앵무새 날리기, 2023 호미문학상 금상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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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Date23-11-03 00:00 Hit19 Commen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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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날리기 / 최병규 (2023 호미문학상 금상 시 당선작)​
​혼자 사는 동생이 안스러워
말 잘 하는 앵무새를 선물했다
초록색을 새장이라 여기는 앵무새의 울음은
ㅐ로 돋아나는 봄날의 새순 같았다
원시림에 부리를 묻고 잠들기가 일쑤여서
날개죽지에 울음을 감추고 독한 외로움을 삼킨다
깃에서 깃으로 동생의 서툰 날갯짓은
바람결에 벼린 숲길을 날아다녔다
새장에 갇힌 방황은 늘 미안했다
말문이 트인 앵무새가 미안하다를 따라한다
외로움의 틈바구니는 바람의 늪
달빛이 파고드는 서식지의 푸른 창살같은 새장
숲의 속력으로 날지 못한 주린 기억의 날개들
앵무새의 눈물이 갈맷빛으로 물들어 가면
창밖을 훨훨 날고 싶다던 욕망으로
동생은 밤마다 해바라기씨를 넣어 주었다
미안하다는 말을 달빛 밖으로 꺼내 주었다
달무리에 갇힌 안개 짙은 창공으로
따라하던 말들이 갈개밭처럼 날아 다니면
종말이란 선고가 새로운 날개를 편다
안녕이란 말투에서 새순이 돋지 않았다
일몰의 언어들이 적요를 삼켜버린 아침
원시림의 숲이 활짝 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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